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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로 칼럼> 다시 봄날,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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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진도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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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률(작가, 전 숭의여대 교수)



가수 조용필이 부른 ‘그 겨울의 찻집’이라는 노래 가사에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가 있다. 남녀의 사랑과 헤어짐을 나타내는 노랫말이지만 시든 노래든 수용자가 자기의 처지를 대입시켜 받아들이는 법. 나는 지난 수년 동안 그 노랫말이 내 심정과 처지를 기가 막히게 표현하고 있다고 느끼며 살았다.


글을 쓰는 글쟁이가 자신을 위로하는 글을 못 쓰고 가요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노랫말을 찾아 위로 받는 묘한 상황이라니…. 엊그제 어떤 강의 때,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수강생이 ‘결핍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쓴다는데, 선생님은 결핍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많은 글을 어떻게 썼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물었다. 나는 웃으며, 조용필의 노래 ‘그 겨울의 찻집’ 가운데에서 특히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라는 가사를 좋아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결핍이 없어 보여도, 60평생 고통과 상처와 아픔이 많았다’ 고 덧붙였다.

 

프랑스 시인 랭보는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라고 노래했지만 내 상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다. 그래서 괴테는 ‘작가의 모든 작품은 작가의 자서전일 따름이다’라고 말했는데 나도 그 말에 공감한다고만 대답해주었다.

어렸을 때 할머니는 늘 ‘우리는 배곯아 죽어도 남들은 배 터져 죽었다고’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남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는 말씀이셨다. 나의 학생들이나 출판계 사람들도 나를 보면 ‘책도 많이 내고, 또 적지 않게 팔렸으며 겉모습도 편안해 보이니 아무 걱정거리가 없을 거라고’ 짐작한다. 그때마다 내가 돌려주는 말은 조용필의 노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이다.


여기저기서 봄꽃 소식이 한창이다. 해마다 피는 꽃이지만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나이가 들자 내년에도 또 그 꽃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청승’ 떨지 말라며 밉지 않은 지청구를 하는 이가 있다. 하지만 해마다 연말에 연례행사로 미리 유서를 쓰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청승이 아니다. 지난 1~2년 동안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거주지를 다른 세상으로 옮겼다. 지인들의 연로한 부모님이야 그렇다 치고, 친하게 지내던 또래 글벗들도 이 땅에서 적지 않게 사라졌다.

 

다시 봄이기에 더욱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직접 겪은 광주 5.18도 그렇고,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고향 진도 앞 바다에 수장된 세월호도 그렇고, ‘여순사건’과 제주 ‘4.3’도 그렇다. 다들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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